앱 개발 블로그

이런 저런 개발 이야기가 적히는 곳입니다

이모콘 720 '모두의 관리' 후기

이상한모임 가입에서 오프라인 행사장까지

이상한모임 가입일, 2015년 7월 6일. 전 회사에서 한창 바쁘게 일하던 여름날이었다. 나에게는 이미 유명인사셨던, ‘골빈해커’님께서 활동하시는 모습을 트위터에서만 눈으로 구경하던 모임에 슬랙이 존재하고, 웹으로 바로 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야근하던 그 날 가입하고 새로운 즐거움에 야근을 이겨낸 기억이 난다. 가입 1주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2016년 7월 2일, 드디어 정식으로 이모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1년여 지나는 기간 동안 아무도 오지 않는 이란 색다른 콘셉트를 가진 ‘이모콘 2015 F/W’, ‘이모콘 2016 S/S’도 접하고, ‘NDC 2016’에서 몇 안 되는 이모분들도 직접 만나 뵙기도 했지만, 이상한모임의 오프라인 행사는 처음이었다. 이번 모임은 ‘관리’라는 주제에 걸맞은(?) 사건으로 행사장이 강남에서 판교로, 행사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옮겨지는 일도 있었다. 행사가 잘 되려니 별일이 다 일어난다. 자세한 사건의 내용은 이모님의 글에 잘 정리되어있다. (글을 읽지 않을 분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이래서 우리에게는 관리가 필요하다.)

집에서 빨간 광역버스로 53분을 예상하고 나왔는데 주말 판교의 한적함을 과소평가했는지 30분 만에 강남-판교를 주파해주는 버스로 생각보다 더 넉넉하게 행사장인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도착했다. 등록하고, 이모 명함, 얼린 생수, 사은품 (코스터와 우산)을 챙기고 자리를 잡았다. 늘 그렇듯 행사장에서 앞으로 좌석으로 옮겨달라는 요청으로 첫 줄은 너무 부담되어 두 번째 줄로 자리를 옮기고, 드디어 발표가 시작되었다.

세션 1

웹 표준은 어떻게 돌아가는가?

웹 표준 번역에 뛰어들게 된 배경을 알 수 있게 된 발표. 마지막 번역이 그렇게 오래되었을 줄은 몰랐다.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필요한 어플리케이션 관리

Automated Automation. 자동화마저도 자동화해서 실수를 줄이고, 귀찮은 일도 줄이고.

프로젝트, 외주 주실려구요?(PM)

초급, 중급, 고급 인력 구분법 (SI 관점). 그리고 이거 간단한 건데에 낚이지 말고, 만약 하더라도 절대 혼자 하지는 말라는 조언.

Fastlane으로 iOS/Mac 프로젝트 관리

수백 개의 앱을 한 사람이 관리하기 위해서 귀찮은 일들을 도구 도입으로 해결하자. 프로젝트마다 사용하는 코드의 유지보수야 어쩔 수 없어 보이지만, 웹페이지를 통해서만 관리되던 인증서, 프로비저닝, 앱 업로드 등을 도구 사용으로 배치작업, 자동화하도록 하자.

세션 2

팀원 관리와 프로젝트

생산성 관리 도구 개발업체의 관리 이야기. 무엇보다 근무조건이 눈에 들어오는 발표였다. 탄력출퇴근, 주말에 공휴일 겹치면 대체휴일 제공, 1년에 18일 휴가 이렇게 많은 시간을 직원에게 보장하는 이유는 지속적인 성장을 장려하기 위해서. 이후 발표에서도 자꾸 팔리는 자비스가 처음 나왔다. 시간은 돈이니 모든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장비 빨 세우자.

관리자가 되었습니다.

개발자가 관리직이 되어 하루를 보내고 생기는 허탈함에 대한 소고. 관점을 바꿔보면 개발자이었을 때랑은 다르게 한 번에 많은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환에 대한 소개. 관리자가 되어서 지향하고 있는 방향 등을 들어볼 수 있었다.

툴을 이용한 비개발자들의 커뮤니케이션 관리 (feat. 심장이 두근두근한 공인회계사)

비개발 직군의 구성원이 더 많은 회사에서 생산성 도구들의 도입기. 특이점은 IT인들의 예상과 달리 웹 편집기에서 문서 편집하는 것에 대해서 크게 거부감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 주기적으로 툴 교육도 중요하지만 이걸로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를 보여주면 효과가 더 올라간다는 경험담이었다.

세션 3

우리 회사의 커피는 멀쩡할까?

커피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최근에 포프님의 팟캐스트 ‘커피와 프로그래머’ 편에서 보았던 카페인도 향정신성 약물이 아닌가 하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 등 유익했다.

새벽을 사는 유부남의 시간 관리법

발표자분들 중에서는 유일한 게임 개발자셨다. 아라소판단에서 백엔드 작업을 주로 하시는 것 같았다. 결혼은 인생에 있어 제일 큰 변화, 그리고 아이는 변화보다도 더 큰 불확실성으로 다가왔다는 경험담. 낮에는 일, 저녁에는 가정. 잠을 줄이고 새벽을 살고 계시는 중. 블로그에 올려주시는 알찬 글은 모두 이 시간에 작성되었다. 그리고 7월에는 MVP로 선정되셨다.

잉여의 잉여력 관리하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잉여로운 ‘잉여’ 분석기. 잉여롭기 위해서는 시간, 체력 등을 관리해서 잉여로울 수 있어야 하니까, 이걸 측정할 수 있도록 하고 시간을 벌도록 하자. ifttt로 자동화. 우리의 뇌리에 남아버린 그 스페이스 바는 과연 어떤 축인가?

네트워크 시간

중간에 있었던 네트워크 시간은 낯을 좀 가리는 관계로 초반 10분은 좀 어색했었다. 그래도 빨간 티셔츠를 입으신 분들과 발표하셨던 엯촋분들, 그리고 이모 슬랙에서 대화를 나눴던 분들을 찾아다니다 보니 즐거워졌고, 이내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명함도 나눠드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즐겁게 한다고 다음 세션을 시작할 때쯤이 되어서도 이야기를 하느라 제일 늦게 들어갔던 것은 스태프분들께 죄송했다. (대화를 언제 끊어야 할지 고뇌하시던 장면을 기억합니다.)

세션 4

개발자는 어떻게 작업을 나누고 정복하는가?

rebase 정도는 쓸 수 있는 개발자가 되자. merge hell에서 빠져나가자.

품질관리, 해야 하는 걸까?

NO!, Agile is Dead. 다소 공격적일 수 있는 결론이지만, 중간에 애자일이 명사로 변경되면서 생긴 폐해가 커졌다. 기초대사량을 올리는 것처럼, 개발자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내 코드를 믿지 마라

레거시와 고군분투하고 계신 프루님의 이야기. Linter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문제점을 찾는 데 유용할 수 있다. 사전에 코딩 컨벤션을 강제하기로 한 게 아니라면 다른 스타일도 OK. 강제하자고 하면 도구의 힘으로 해결하자.

Serverless 코드 관리: AWS Lambda vs Azure Functions

Lambda에서는 apex를 쓰면 코드 관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Azure Functions은 git을 지원한다! 는 깔끔한 내용. apex가 궁금하면 @mooyoul님을 찾도록 하자. (위임패턴)

세션 5

남다른 사람들의 남다른 에버노트. (a.k.a 에버노트 훔쳐보기)

에버노트 사용자 -> 하드코어 사용자 -> 직원이 된 이야기. 노트관리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 일로 시간을 정해놓고 뭔가 적으라고 하면 얼마 하다가 귀찮고 지겨운 작업이 될 수 있다는 점. 보관했다면, 이걸 다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커뮤니티로 이직한 뒤의 자기 관리

이모 활동을 하시다가 이모 안에서 구인 공고를 보고 ‘어?’, ‘어??!’, ‘어어?!’ 하시다 보니 출근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 건강이 자산이니까 돈이 들더래도 제때 치료받도록 하자는 경험담. 부담이 많이 될 땐 신용카드 혜택을 체리 픽하도록 하자! 광고 채널은 이직에 유용하다.

프리랜서 시간 관리 기법

가장 많은 분이 들으면서 놀라고, 또, Q&A 시간에 다시 한 번 놀란 발표가 아니었나 싶다. 본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측정하고, 기록해서 프리랜서라는 직업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신 엯촋. 그저 다작, 번역, 등의 능력자라고만 인지하던 수준을 넘어서서 존경하도록 만들어 주시는 시간 관리 기법. 그리고 그것이 통제가 아니라 일과 휴식, 즐거움을 모두를 만족할 수 있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추천 앱으로 거론해주신 Flat tomato는 발표가 끝나자마자 받아보았지만, 아직은 자신이 없어서 켜보질 못하겠다. 뭔가 엄청난 것을 봐 버리는 느낌이다.

세션 6

할일관리도구 관리하기

툴은 일단 지르고, 값이 아까우면 쓰게 된다. 맞으면 계속, 아니라면 또 새로운 툴을 질러보자. (!?)

사이드 프로젝트로 재미를 관리하는 방법(디자인)

전전 회사 동료분의 조언도 함께 떠올랐던 발표였다. 우리나라 개발자, 디자이너 등 자신의 작업물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공개하기 위해서는 완성도가 더 높아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작업물들을 공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충고. 꼭 완성도가 높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하나둘 쌓인 사이드 프로젝트 성과물은 나중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는 점. 그러니까 이 사이드 프로젝트들은 중단하게 되더라도 눈에 잘 띄는 곳에 쟁여두자.

이렇게 관리 잘하는 사람을 구인하세요

이모의 구성원 중 가장 적은 직군일 것으로 예상하는 경영지원 쪽 발표자이신 ‘여왕’님의 발표. 종이를 아끼면 직원들도 편해지는 일거양득의 관리법. 영수증은 자비스, 재무관리는 비싸지만, 솔루션 도입도 생각해보자. 하지만 답은 이걸 잘하는 사람을 뽑으면 된다.

서류에 뽑히는 이력서 관리하기

너무도 친절한 자막 작업으로 감동할 수 있는 세션. 헤드헌터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할지 알려주는 세션. 이력서도 SEO를 통해서 헤드헌터 눈에 잘 보이게 하자. 면접에서 물어보는 것은 결국에 이력서에 적힌 내용을 기반으로 하게 된다.

경품 추첨

두 번의 이모콘에서 최후의 경품, 치킨을 두 번 연속으로 탔던 경험으로, 이번에도 치킨이 있길 기대했지만, 다행히(?) 치킨은 없었고, 베리데스크! 다른 경품들은 제세공과금이 없어도 되지만, 이 베리데스크는 위엄 돋게 세금을 내야 하는 상품이었다. 하지만 이런 게 당첨될 리가 없었던 저는 에버노트 프리미엄 3개월 당첨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경품이 참여 인원 1/3 정도에 돌아갈 만큼 많았기 때문에 당첨된 것이지만, 운 없게 당첨되지 못한 분들께는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 당첨되었던 경품은 에버노트를 쓰지 않는 관계로 #weird-writing 채널에서 필요한 분께 양도했다.

뒤풀이

안타깝게 행사 이후에 일정이 있던 관계로 뒤풀이는 갈 수 없었다.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1인 2닭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지가 있었지만, 뒤풀이 사진 속에는 빈 접시만 있었다. (닭은 어디로?)

종합 후기

후기를 적기 시작한 지 2주가 넘어서야 드디어 완료할 수 있었다. 당일에는 발표 내용이 새록새록 떠올랐는데, 좀 지나고 나니 발표자료 공개를 기다리게 되는 심정이란… 다른 거창한 개발 행사 같은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생활밀착형 발표라서 더 와 닿는 부분들이 많았고, 이상한모임 내의 발표자분들의 경우에는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7분 20초라는 눈 깜짝할 사이의 발표에서 알맹이를 얻을 수 있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이상한모임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발표해볼까 하는 욕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발표하는 분들을 보고 있으면 또,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초보 개발자는 언제쯤 저런 연단에서 발표할 수 있게 될까.